제8차 세계정책콘퍼런스(WPC)

24.11.15

MK1

“향후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다. 근시안적인 정치가 경제도 나라도 망치고 있다.”

마리오 몬티 전 이탈리아 총리가 포퓰리즘과 민족주의에 휘둘리는 전 세계 정치시스템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 20~2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린 제8차 세계 정책 콘퍼런스(WPC)에 참석한 몬티 전 총리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민주주의를 채택한 상당수 나라에서 근시안적 정치가 활개를 치면서 장기적 시각을 가진 정치를 몰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주목하지 않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각국 정치에 있다”며 “각국이 정치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점점 근시안적 결정에 얽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공포에 이어 최근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이슬람국가(IS) 파리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단일 유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EU 붕괴 가능성에 대해 몬티 전 총리는 “유럽은 위기에 대한 ‘반작용’을 통해 성장해왔다”며 “EU 멤버 중 하나라는 통합 의식이 있기 때문에 염려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EU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유럽 각국에서 벌어지는 분열상”이라며 “유럽을 번영으로 이끌었던 EU를 인정하지 않는 민족주의자들과 포퓰리스트들이 최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염려했다.

그는 “유럽 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에 있지만 최근 발생한 테러가 유럽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테러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유럽의 난민과 이민자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몬티 전 총리는 “EU로서는 심각한 위협이고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유럽 경제에도 커다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저명한 경제학자 출신인 몬티 전 총리는 2011년 부패와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후임으로 임명돼 1년6개월간 임시 위기관리 정부에서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몽트뢰(스위스)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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